차장 검사실에서 면담 끝나고 나설 때였다. 저어기 구석, 문 열고 전투태세로 다가오는 걸 보니 엘리베이터 탈 여유도 없던 듯하다. 조강재는 크지도 않은 몸집 허부덕대면서 잘도 걸어왔다. 굳이 아는 체 하고 싶지도 않았지마는, 


"야! 양민우! 야!"


온 군데 쩌렁쩌렁 울리도록 소리쳐 환대인 탓에 그럴 수도 없다. 신성한 대검 로비가 이렇게 엉망이어서야. 높은 천장 잠시 올려다본 민우는 호흡을 고르고 옷매무새를 다듬는다. 코앞까지 다가온 조강재가 죽일 듯 눈 부라리는 게 느껴진다.

조강재. 현 반부패부장. 이태준 총장 아래서 죽어라 밑 닦고 죽는시늉하면서 20년 버티더니 겨우내 얻은 자리였다. 20년 치 세경이라고 봐야 하나.




"너지. 니가 일호그룹 맡았냐?"


"오늘부로 저희 쪽에 이관될 겁니다. 잘 아시면서 굳이 여기까지 배웅을."


"야이,씨! 장관이랑 차장검사 밑그림이지? 너 거기 붙어서 해먹는 거 모를 줄 알어?"


"그러게요. 어쩝니까. 선배님이 총장 쪽 붙어서 해드셔야 했던 일인데."


"이..씹..."




슈트 버튼을 바르게 채우고, 민우는 허리를 굽혔다. 제대로 들으시라고 몸까지 낮춰준 친절이었으니 알아주면 좀 좋아. 핏발 서도록 눈동자 내돌린 조강재가 파르르 떨고 있다. 이태준 총장 쪽에서 주물러 끝낼 요량이었을 텐데 애석하게 되었다. 가만히 눈 뜨고 있다 밥그릇 빼앗긴 격이니, 소득 없이 총장실 올라갔다가 대차게 걷어차일 신세였다. 지난번 맥주캔으로 대가리 얻어터지고 물러 나왔단 얘기도 한동안 돌았었지.


"좋은 말할 때 고사해라. 어? 이제라도 못하겠다고 가서 말해. 니 윗대가리한테, 우종길한테!"


오랜 악연이다. 타고 오른 라인이 극과 극이라 웃는 낯으로 마주할 일이 없다. 대뜸 멱살 쥐고 들러붙는 손아귀를 조용히, 그러나 꽉 눌러 잡는다. 어렵지 않게 조강재 패악을 떼어낼 수 있었다. 




"자중하시죠. 이제 밑에 딸린 애들도 많은데 품위유지는 하셔야지."


"야. 너....양민우!"


"이럴 시간에 총장님 노여움 풀어드릴 궁리하시는 게 더 생산적일 것 같은데."


"윗선에서 바람 좀 잡아주니까 지금 이 세상이 다 니 거 같지? 어? 구르는 거 한순간이다."


"어디 좀 굴러봤으면 좋겠네. 엮는 짓거리가 좀 어설퍼야지."




손등 위로 손자국이 허옇게 찍힌다. 힘과 힘이 엮여서 덜덜 떨리는 손목을 마침내 놔주었다. 슈트 깃과 넥타이를 정돈한 민우는 안경을 고쳐 올리기도 했다. 



"후회할 짓 만들지 마라. 민우야."


"빨리 올라가 보세요. 총장님이 찾으실 텐데."



지껄이는 분풀이는 더 듣지 않았다.  종길이 잡은 접대 자리가 있었으므로, 서둘러 길을 나서야 한다. 대검 나서는 동안 뒤통수로 눈초리가 영 떠나지 않는 느낌이다.






+


아이고 치킨 먹고 배불러서 더 못쓰겠다..(쓰렉

프롤 정도군요.

정환강재 작당해서 정청한테 커미션 넣음 -> 수술 존잘 정청이 양민우 납치 -> 정청민우 $#%@$

요런 스토리를 원합니다. 나올 수 있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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