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지 않을 거다. 마담madam께서."



창문 아래 황토색 모자들이 보였다. 폭죽을 창고로 옮기는 인부들일 것이다. 욕실에서 나온 남자는 셔츠 버튼을 끝까지 채우고 머리도 빗는 것 같다. 마지막은 수염을 정리하는 거였다. 자신의 주인 앞에선 한 톨도 어긋나지 않아야 하는 성정이기에, 그는 아주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정돈하려 했다.



절제. 절제도 기벽奇癖이 될 수 있을까. 사정할 때 역시 이를 악물고 목을 내리누르는 남자가, 침대 위 유일한 군림자였다. 신분과 업무관계 얽혀 공식적으로 존대를 듣고 있었으나 침대에서는 얘기가 달라졌다. 먼저 손을 내밀었기에 정해진 서열이다. 방지는 시간을 돌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술에 취해, 가지 말라고 그를 붙들지 않았다면 오늘날은 많이 달라졌겠지.


커튼 친 방으로 끌어들여 도둑 정사….

모친이 안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나는 란欒 부인의 저택에 들렀다 합류할 테니, 내 행방은 모르겠다고 답해. 물론 마담께서 먼저 물으신다면 말이다."


"내가...왜 그래야 하지."


"용기가 없으니까."



남자는 슈트의 재킷까지 걸쳐 입고 몸을 돌린다. 침대로 다가오는 정장에서 오 드 뚜왈렛 내음이 조금씩 풍겼다.


군수업체의 오너이자, 성공한 여성 기업가. 무기장사도 결국은 사람 장사라 했던가. 모친의 눈부신 업적을 함께 쌓아올린 사내였다. 애초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겨우 친모를 찾은 입장에서 친부에 대한 애정도 없었지마는, 방지가 이 저택에 들어왔을 때 부친은 이미 의문사로 세상을 떠난 후였다. 부친의 죽음 뒤에 어떤 그림자가 숨어있을까. 발치에 놓인 남자의 그림자를 바라본다. 아랫도리가 서늘해지는....순간이다.



"어머니께 맞설 용기, 나설 용기, 이길 용기. 모두 없으니까."


"당신,이..."


"너는 이렇게 뒤에서 내 사랑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게 맞아."



남자는 고양이 다루듯 손쉽게 얼굴을 쓰다듬는다. 공식 석상에서는 오너의 자제이자 차기 경영주로서 방지를 대했으나, 지금은 달랐다. 다갈빛 결 좋은 피부 곳곳에 제 흔적 남겨놓은 자태를 살피며 뿌듯한 표정을 하는 거였다.

그가 모친과 동침한다는 건 오래전에 알았다. 부부의 침실이나 다름이 없다.



"역시 젊은 게 좋아. 그런 눈빛도 할 줄 알고."


"……."



코끝이 닿을 만치 다가온 얼굴. 선연한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평했다. 침대 시트를 틀어쥐고 삭이는 수밖에 없다. 몸 안에 아직도 남자의 물건이 들어차 있는 것만 같다. 방지는 절정을 구걸하면서 그에게 매달렸었다.



"마담을 닮은 눈이지. 알고 있나?"


"..꺼져."



아랫입술을 만지작대던 그가 서서히 멀어졌다. 수하가 찾아와 문을 두드리기 전에, 기민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방지가 튕기듯 일어나 아랫도리를 가렸을 때. 그때는 이미 홀로 남겨진 후였다. 얼마 뒤 창가로 두 명의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에스코트를 받은 그가 자동차에 몸을 싣는다. 커튼 너머 시선을 알고 있다는 듯 옅게 웃는 것 같았다.



"당신이...죽였지."



이제 알 것 같다.

부친의 죽음은 타살일 것이다….






 +

증맬 짧지만....

브금인 Moonlight Drive 덕에 뜬금없이 색,계 즈음 중화시대 배경이 된 늑김이랄가;

괜찮아요 어차피 근본없으니가 하하핳;;;;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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