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틈새마다 괴괴한 시선이 붙어있다. 그것은 지하 감옥의 습기와 망혼亡魂들의 아우성을 겹겹이 칠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삐걱대는 조명 아래 다시 몽둥이가 휘둘러진다. 축축한 벽으로 피 꽃이 만개했다. 명루는 뺨에 사선으로 돋아난 혈점을 조용히 닦아낸다.



 


"배짱은 두둑하군."


"……."


"그러니 왕만춘의 눈에 들었겠지?"



 

놈은 오늘만 장장 다섯 시간 넘도록 고문과 구타를 당하면서도 비명 한 번 크게 지르지 않았다. 국민당과 76호 사이를 저울질할 정도니 머리도 배포도 어지간한 놈들과는 비교할 수 없으리라.

다리를 반대로 꼬아낸 명루가 고개를 내젓는다. 다시 구타를 이어가려던 부하가 재빨리 뒤로 물러선다. 이 정도 까지 몰아붙였으면 이미 물리적 한계는 정점을 찍은 지 오래이다. 손가락을 자르고 다리 하나 불구가 된다고 쉽사리 털어놓을 녀석이 아닌 것이다. 이런 부류의 놈들은 결국 목숨을 끊는 게 서로를 위해 나은 선택이 되었다.




 

"죽음이 두렵지 않나?"


"그런 시기는 이미 지났어."


"좋은 목소리야."


"……."


"신뢰감을 심어주기에 적격이지."



 

무심히 평하면서, 정작 명루는 제 어깨너머를 돌아보았다. 목석처럼 앞만 응시하고 있던 얼굴이 시선을 맞춰주는 순간이다. 아성은 갑작스러운 행동이 의아했는지 살짝 고개를 움직였으나 별다른 말을 꺼내진 않았다. 명루 역시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정면을 바라보았기에 그 의도를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명 장관. 당신도…결국, 다 똑같…,"

 



피떡이 내려앉은 입술 사이 점성 짙은 액체가 뚝뚝 떨어져 맺힌다. 명루는 묶여 위로 들린 팔목과 야윈 몸체를 면밀한 눈으로 살폈다. 눈길이 상흔으로 얼룩덜룩한 발목에 맺혔을 때, 그는 담배를 입술 사이 꽂아 넣고 있었다. 다가온 남빛 코트가 그에게 불을 옮겨 준다. 라이터를 든 아성의 팔목으로 손목시계가 얼핏 보였다. 시간을 확인하고서 몸을 일으킨다. 철제 의자가 고스란히 홀로 되었다.

 




"처리할까요."


"아니."


"……."


"일단 구금해둬. 물론 왕만춘의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명루는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인정에 휩쓸리거나 하는 성정이 아니었다.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삶 전반을 위장하고, 변형할 정도로 치밀한 구석을 갖췄다. 그런 사내가 어쩐 일로 정보 획득 가능성이 전무한 이중첩자를 살려두겠단 것인지 알 수 없다.

 




"형님답지 않으십니다."


"뭐가 말이냐."


"살려둘 이유가 없죠."


"쓸 곳이 있을 거다."

 



아성은 지하 감옥 출구에 다다라서야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듣는 귀가 많은 곳에서는 대화를 자제하는 것이 옳다. 이끼와 물 내가 휩쓴 층계를 하나하나 밟아 오르며, 그 의중을 물으려던 차였다. 그리고는 앞서 가던 이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는 바람에 생각을 멈춘다. 무심코 위를 올려다보자, 명루의 손가락이 부드러운 표면을 짚는다. 그는 아성의 넥타이를 지적했다.

 



"넥타이를 바꾸는 게 좋겠다. 더 밝은색으로."


"왜요."



 

이제 본인의 손목시계를 다시 확인한다. 시간 약속은 곧 생명이라 여기는 탓이다.




 

"후지타와 면담이 잡혔다."


"예? 저도 알지 못하는…,"


"그 정도로 긴밀하고, 중요한 일이야."



 

개인 비서도 알지 못하는 일정이라니. 눈썹 사이 골을 품던 아성은 작게 헛웃음을 토한다.

명루는 이미 문을 열고 사라져버린 상태이다.





***





후지타 대장大將. 막상 대면하니 40대로 알려져 있음에도 훨씬 나이가 들어 보였다. 반 이상 벗겨진 정수리 때문일까. 체격에서는 명루를 압도했지만, 웃음소리나 사용하는 어휘 수준으로 보아 격이 높은 자는 아니다. 상해 주둔군 사령관 자리에 오른 자치고는 소문 또한 좋지 못했다. 물론 이 땅에 스며들어 있는 일제日帝에 진정으로 호평을 늘어놓는 이가 누가 있겠느냐마는. 불과 2주 전, 말단 병사에게 강제 성교를 행해서 몸이 아주 못 쓰게 되어버렸단 소문이 그의 업적을 대신해 주고 있지 않던가. 


먼저 만남을 제안한 쪽은 명루일 것으로 생각된다. 어찌 되었든 실권자이기 때문에 환심을 사 둘 필요가 다분하다. 

 




"명 장관께서는 좋은 술을 많이 가지고 계시군요."


"과찬이십니다. 접대용일 뿐이죠."


"역시 와인은 프랑스 것이 풍미가 뛰어나고 제 값을 하지요."


"그렇습니까? 안목이 남다르신 듯하니 한 수 배워둬야겠군요."



 

명루는 정복을 갖춰 입고 귀빈을 대접하는 중이었다. 최상급 와인을 꺼내놓은 정성이 통한 순간이다. 난로가 타오르는 응접실 분위기가 제법 유한 냄새를 피워댔으나, 창가를 등지고 선 아성으로서는 후지타의 시선이 자꾸 여기로 옮겨오는 것이 영 달갑지 않았다. 사실 안내를 위해 명공관 1층 계단을 오를 때부터 줄곧 같은 점도의 시선이 따라붙었다. 뱀이 기어 다니는 듯하고, 어찌되었든 군인의 눈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현재 미나미다의 힘을 좀 더 눌러두는 것이 명루의 계획이다. 일본군 역시 철저한 위계질서 안에 운용되기 때문에, 후지타의 등장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그렇게 되어야만 하고. 환심을 사기도 배후에서 조종하기에도 어렵지 않을 인물이라 파악된다. 좀 더 그의 신임을 얻으려면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 해도, 술은 역시 중국 술이 진정한 맛을 지녔지…."


 

와인잔을 내려놓은 사내가 혼잣말처럼 중얼댄다. 그리고 다시 눈이 마주쳤다. 아성은 소맷귀로 뱀이 오르는 환촉을 느낀다. 그 어떤 총성도 세 사람의 눈빛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는 없었다. 태연하게 입매를 다듬은 명루가, 덩달아 와인잔을 내려놓았다.

 



"애석하게도 저는 내국 술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요? 것 참 의외로군요."


"독주에는 취미가 없어서 말입니다. 체질에도 맞지 않고."


"물론 그렇긴 하지요. 그래도 특유의 거칠고 투박한 매력이 분명 있소."




 

사소한 것 하나라도 자국에 대한 호감이나 자긍심을 내비칠 필요는 없다. 그래선 안 된다. 명루는 그것까지 분명 계산에 넣어 단호한 답을 내어놓았을 것이다.



 

"물론, 비단 술뿐만이 아니라…."


"……."



 

헛기침을 두어 번 울린다. 전신을 핥듯이 바라보는 후지타의 짓거리가 곱지 못하다. 급히 창밖을 살피는 시늉을 하면서도 유리창에 반사된 눈빛을 모를 수 없다. 구름이 낮게 깔린 하늘이 심상치 않다. 특별히 시키실 업무가 없다면 이만 자리를 피해드리겠다고 말을 넣으려던 참이었다. 대개 이런 상황이 오면 명루가 먼저 운을 뗐던 것과 같이,




 

"제 개인비서입니다. 술이라면 저보다 훨씬 조예가 깊지요."


"아직 어려 보이는데."


"애주愛酒와 나이가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지 않나?"



 

고개를 살짝 쳐들고 묻는다. 잠시 말문이 막힌 아성이 입술을 어물대는 동안, 명루의 손등으로 힘줄이 불거졌다. 그는 와인잔 밑을 퍽 세게 눌러 쥐고 있었다. 물론 아성이 그것을 놓칠 리 없었다. 아마 일종의 신호로서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자리를 마련할 테니, 사령관님의 안내를 맡겨도 되겠지?"


"…예."

 



목젖으로 눅눅한 곰팡이가 돋는 것 같다. 낮게 답한 아성은 그 시선을 피해버린다. 이런 식의 향응 제공은, 그러니까 접대는 하지 않은 게 제법 되었다. 명루의 침실에 드나들기 시작한 때와 일치한다.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인지 모르겠다.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갑자기 이런 일을...도대체가!

주먹을 꽉 쥐었다.

 



"장소는 제가 예약하죠. 좋은 호텔을 알고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곧 비가 퍼부을 거라는 사실이다.





* * *

 




확실히 셈이 빠른 사내다. 특무위원회 자리를 차지했다고 했던가? 많이 겪어보진 않았지만, 처세에 타고난 작자일지도 몰랐다. 눈빛 몇 번으로 낌새를 채고서 제 비서를 선뜻 내어주다니. 하찮은 자존심 내세우는 녀석들과 달리 말이 통할만 한 상대이다.

 


"비서. 비서라…."

 


하얀 낯빛의 청년에 대해 회상하고 있을 때, 룸 내부로 이어진 문이 열렸다. 후지타는 내실 소파에 느긋이 앉아 위스키를 음미하던 중이었고, 갑작스레 사라진 조명에 헛웃음을 피우기도 했다. 뜸 들일 것도 없이 소파 앞으로 어둑한 실루엣이 찾아들었다. 코트를 벗어 침대로 던지자 날렵한 몸 윤곽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우락부락한 몸은 결코 아니었으나, 분명 체술을 익혔을 것이다. 명 장관 정도 위치에 오른 사내라면 명목상 '비서'라 칭하면서도 글밖에 모르는 샌님을 데리고 다닐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제 주인 옆을 지키는 빈틈없는 눈빛이란. 그것은 정복을 즐기는 사내라면 한 번쯤 호기심이 끓게끔 하는 요소가 아닌가.



 

"명 장관이 언짢아하지는 않던가?"


"……."


"퍽 아끼는 수하 같던데."



 

그 말은 단지 인사치레가 아니었다. 각별히 여기는 놈이었으니 응접실에도 두말없이 들였으리라. 장갑과 정장 조끼까지 벗어낸 인영은 한 걸음 더 소파로 다가온 상태이다. 어쩌면 어릴 때 무용을 익혔을지도 모른다. 창가에 서서 커튼을 매만지던 손길이라던가 하는 것들, 작게만 움직여도 우아한 선이 살아있었으니까. 척박한 삶을 밟아온 군인들은 그런 것에 매료되고도 남는다.


후지타는 눈앞의 몸에서 그 향취를 찾으려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나 워낙 어둑한 중이라 제대로 가늠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턱을 괸 후지타가 더욱 눈썹 가를 좁혔을 때, 단추 터지는 소리와 함께 맨 살갗이 어른어른 움직여댔다.


 



"보기보다 화끈하군. 뒤에 밀린 업무라도 있는 건가?"


"아마도."



 

청년은 곧장 바지까지 벗어버렸다. 속옷 한 장만 남겨둔 채 답하고, 마침내 그마저도 몸에서 떼 낸다. 전라의 몸뚱어리가 제 앉은 몸 위에 올라타자 후지타 역시 할 말을 잃었다. 명장관이 후에 맡긴 업무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당분간 녀석을 돌려보내지 않겠단 욕망에 사로잡힌다. 답한 음성이 퍽 매력적인 저음이었기에 더욱 입맛이 당겼다. 후지타는 올라앉은 녀석의 둔부를 세게 쥐어버렸다.



 

"명 장관에게 꼭 답례해야겠군."



 

뒤통수를 잡아낸 녀석이 먼저 키스해 온다. 더 큰 어둠이 엎질러졌다.





* * *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자정이 되기도 전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때때로 전광電光이 덤비는 탓에 실내에도 허연빛이 번덕거렸다. 최대한 간략화시킨 보고를 마친 후 허리를 굽힌다. 이미 테이블 위로 서류를 내려놓은 사내는 녹초가 된 듯 소파에 길게 누워버린 후였다. 청록색 비로도 소파에 자국이 번진다. 마지막으로 창문이 잘 닫혔나 확인하고서, 밖으로 물러나기 위해 몸을 움직였을 때였다.

 




"아성."


"말씀하시죠."


"지압 좀 해주겠나."



 

아성은 들고 있던 서류철을 테이블 위에 내려둔다. 말없이 다가가 명루의 머리맡에 섰다. 이미 관자놀이를 지압하고 있는 그의 머리를 조심스레 들고 목 뒤를 손으로 받쳤다. 단단히 뭉쳐있는 어깨와 목 근육을 능숙하게 다루기 시작했다. 감아버린 명루의 눈두덩 아래, 속눈썹이 잘게 떨린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그 박자를 닮아놓는 것 같다.


잠시 시원함을 느끼나 싶던 명루가 낮게 신음했다. 목 중앙 움푹 팬 곳을 제법 세게 눌러대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막 입을 떠난 음성은 평소보다 덜 다듬어진 냄새를 풍긴다. 미간이 살짝 찌푸려 있다.



 


"아프구나. 평소보다 거칠어."


"호텔은 몇 시까지 가면 되겠습니까."


"아까부터 그걸 묻고 싶어 뚱한 표정을 짓고 있던 거였군."


"제가요?"


"갈 필요 없다. 이미 너는 호텔 방에 들어가 있으니까."




 

애써 웃음기를 담아내던 얼굴이 멈추었다. 목을 지압해대던 손가락 역시 풀려가는 태엽과 같다. 아성의 손짓이 완전히 멎었을 때, 명루는 슬쩍 얼굴을 돌려 창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에 그 녀석을 보냈다."


"……."


"이중첩자."




 

이중첩자. 그건 친절한 설명이 못 된다. 여태 이 길을 걸으며 맞닥뜨린 이중첩자는 셀 수 없었다. 한쪽 눈썹을 쓱 구겨버린 아성이 다시 입을 움직거리다가 숨을 씹는다. 찰나 스쳐 가는 잔상이 습기를 피워댔다. 지하 감옥. 왕만춘과 명루를 저울질하고 있던 배짱 좋은 녀석…. 당시의 명루는 정면과 후면을 번갈아 살폈었다.

 



"너와 많이 닮았더군. 체격이나 체형 모든 면에서."


"그래서 살려두신 거군요. 일단 가둬두라고…."


"음. 후지타가 널 점찍을 거라 예상했다. 놈이 어떤 용모에 환장하는지 알아뒀으니까."


"미처 몰랐습니다."


"포전인옥抛塼引玉이라 생각해두면 되겠군."


"병법兵法이요? 그런 구닥다리 전법을 끌어오시다니. 차라리 제게 먼저 귀띔을,"

 




명루는 목덜미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손길을 느낀다. 의연해지려 노력할수록 몸짓과 표정은 경직되기 마련이다.  



 

"아성."


"……."


"말에 가시가 있구나."


"형님이 세운 계획 역시 마찬가지군요."


"지금 화를 내는 거냐?"


"절 이용하셨습니다."




 

말미는 침통함을 숨기지 못한다. 농도 짙은 음색이 자꾸 목을 옥죄어 두통을 일으켰다. 관자놀이를 좀 더 지압한 명루가 낮게 한숨을 피웠다. 소파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는 손목을 잡고 끌어온다. 눈두덩 위로 아성의 긴 손가락이 얹혔다.

 




"네 말이 맞아. 난 계획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널 이용했어."


"……."


"앞으로도 그럴 거다."

 




큰 기대 없었다는 듯 옅게 실소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좀 더 팔을 잡아당겨 제 정면으로 오게끔 하고, 명루는 남겨진 말을 조금씩 풀어낸다. 몸이 가까워지자 익숙한 체향이 녹녹하게 흘러들었다. 빗 내음과 두루 섞인다.

 




"너 역시 그래도 된다."


"그렇게 말할 줄 알았습니다."


"우리의 위치를 낮추고, 위장할 수 있는 거라면 무엇이든 좋다."


"…알겠습니다."

 



답이 떨어지기가 무섭도록, 이젠 힘 있게 몸을 감싸 당긴다. 누운 몸 위로 그림자가 얹혔다. 단지 눈을 가린 얼굴에 입술이 찾아든다. 아성의 작은 입술이 깃털처럼 가볍게 표피를 건드렸다. 음미할 새도 없이 떨어졌기에 꿈만 같다. 이마저도 거짓으로 행하는 일이라 치부할 것인가. 어쩐지 지친 웃음이 흐르는 순간이다.

 



"미리 연습을 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그렇겠군요."




 

마침내 눈을 덮고 있던 손마저 사라진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머뭇거리나 싶던 아성은 뻣뻣한 동작으로 몸 위에 완전히 올라앉아 버린다. 상체가 서로 맞닿고 박동이 느껴졌다. 더운 숨결이 고스란히 떨고 있다.

거짓투성이인 결계結界 속, 주문은 늘 같다.



 


"저는 진심으로…형님을 사랑합니다."


"곧잘 하는군."


"……."




 

태연히 답하고서, 칭찬이라도 해주겠다는 식으로 굴었다. 엎드려 누운 등을 두어 번 다독이자 아성은 체념한 듯했다. 이마를 느리게 쓸어낸 녀석이 거리를 좁혔다.

위장은 불가무不可無. 거짓은 생존이다. 아성은 주문한 바를 완벽히 수행해냈다.

 


"형님께 배웠으니까요."


 

서로의 목덜미를 치하하듯 둘러 감고 입 맞춘다.

명루는 곧 서로의 위치를 뒤집어버렸다.




 



위장자 36계 합작 

포전인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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