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가 그치면' 따위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었다. 제목은 기억나질 않는다. 머리맡에 선생님 한쪽 장갑을 둔 채 쪽잠에 들었던 때였다. 라디오가 켜져 있고, 선생님은 발을 씻고 나와 머리를 말렸다. 눅눅한 회색 래글런 내 티셔츠를 입고서. 어쨌든 두어 소절, 그 노래를 선생님은 곧잘 따라 불렀다. 검찰에 출두하기 전날 밤이었다.





"이제 가면, 못 보겠네요."


"아마도."


"못 보면 어떡해요?"


"안 죽어. 평생 살 것도 아니고 감옥에서."


"아니...선생님 끌려가는 거. 못 볼 거 같아서..."


"무슨 소리야. 내 발로 갈 거야."


"역시. 배짱이다 여신님."




부스스 머리칼이 말렸고, 선생님이 내 얼굴을 만졌고, 많이 아팠다. 당신 같은 사람을 놓고 어떻게 건반을 잡지. 나는요. 




"이건 배짱이 아니라, 선재야."




들리지 않는 데서도 당신을 들어요.




"선재야."


"……."


"얼굴이 막 굼실거린다. 뒷말은 갔다 와서 해주마."




겁나 섹시한 당신.

오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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