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죽음이었다. 황상은 적염군 수만 구 시체와 함께 모든 것을 몰살시켰다. 매령산은 황실 사람들에게 끔찍한 험지險地로 봉인된 지 오래였다. 조정에 흘린 피가 강산을 이룬 후에야, 대신들은 하나 둘 입을 다물었다.
하늘은 눈 감고, 대지는 숨을 멈추었으며, 아비는 아들을 버렸다.




'아비는 아들을 모르고父不知子, 아들은 아비를 모르는구나子不知父.'




12년도 더 지나 남루해진 비화를, 경염은 놓지 못했다.




"네놈이 적염군 사건에 아직도 불만을 품고 있는 걸 모를 줄 알아?"


"부황父皇."


"한 번만 더 이 일로 문제를 일으키면, 황명으로 다스릴 것이다."


"목이라도 치시려 합니까."


"건방진 놈! 내가 못할 것 같으냐?"



일개 군왕郡王, 소경염. 무릎 꿇은 채 망연히 위를 우러른다. 옥좌에 앉아 고함치는 부황의 뒤로, 피 젖은 사내들이 손짓하고 있었다.
기왕 소경우萧景禹. 그리고...임수林殊.



"부황. 아직도 소자의 목숨을 거둘 수 있다 생각하십니까. 저는,"


손짓이 좀 더 빨라졌다. 애정하였던 이들이 기꺼이 정표를 나누려 한다. 경염은 홀린 듯 무릎 걸음으로 옥좌에 다가갔다. 황상이 귀신을 마주한 듯 안면을 구겼다. 형제의, 임수의 손을 떠난 독주가 용상에서 엎질러져 흘러내린다.


"소자 오래전부터..망령과 다름이 없습니다."



부복한 무릎까지 젖어든다. 경염은 바닥에 이마를 찧어대며 둔탁한 소리를 똑똑히 들어두었다.
다름아닌, 부음訃音이었다.






* 부음訃音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알리는 말이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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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염이 아픈게 좋아. 

기회가되면 뒤를 이어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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